카페 이야기

울산 중구 태화교회 북카페, 히즈카페(Hiz cafe)

울산노총각 2024. 11. 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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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일 토요일.

 

현대트랜시스(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총파업 여파로 내가 다니는 자동차부품 공장에도 자재 물량이 줄어 오늘은 특근을 하지 않는 날이다. 다른 라인 몇몇은 이미 몇일 휴무에 들어간 상태였다. 토요일과 일요일, 모처럼 이틀 주말을 맘편히 쉴 수 있어서 좋긴 하면서도 한편으론 특근을 하지 않아 휴일근무수당(특근수당)을 받지 못함에 따른 기회비용도 적잖은 하루였다. 올해 2024년 최저시급 9,860원이고 내가 다니는 공장의 토요일은 무급휴일이기 때문에 만약 토요일에 출근하여 근무할 경우, 휴일근무수당이 1.5배 가산이 된다. 만약 토요일 8시간을 근무하였을 경우, 이날 특근수당은 9,860원 x 8시간 x 1.5배 = 118,320원이 된다. 내가 다니는 자동차부품 공장은 하청에 하청을 받아 일하는 말단 협력사로 단순조립을 주로 하는 생산직이며 최저시급으로 일하고 있다. 울산의 흔하디 흔한 조그만한 중소기업이라 상여금이나 성과급도 없다. 따라서 연장근무(잔업)나 특근(휴일근무)을 하지 않으면 월급을 많이 받지 못하는 구조다.

 

쿠팡 울산1센터에서 일당직 투잡으로 일하거나 하루 일당 아르바이트를 구해보려 했지만, 토요일 일요일 이틀 연속으로 쉬는 주말은 우리 공장에선 그리 자주올 수 있는 기회는 아니었기에 현대트랜시스 파업 여파를 제쳐두고, 나는 도서관에서 세법개론1(2024) 도서를 빌린 뒤, 울산 중구 태화강국가정원을 잠시 산책하다 태화교회에 들렀다. 이곳 태화교회에는 히즈카페라는 커피숍이 있다. 다른 카페에 가도 괜찮지만 굳이 이곳에 오게 찾아오게 된 이유는 커피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고(울산페이 사용가능), 넓은 트여진 공간에 책도 있고, 여러 사람들이 모여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 형태의 공간에 교회와 관련된 다양한 조형물들도 마련돼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비록 교회를 다니진 않지만(무신론자이다.) 이곳 카페에 오면 왠지모르게 마음이 포근해지고 정서적으로 편안해지는 그런 특유의 기분이 든다. 보통 울산에선 규모가 어느 정도 큰 교회에선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경우가 많이있는데, 대부분의 카페들은 교회와 분리된 듯한 그런 느낌이 들지만(그냥 커피만 마시고 가야하는 그런 느낌) 이곳 태화교회는 북구 대영교회와 마찬가지로 오픈형태로 된 출입 공간에 굳이 교회를 다니지 않는 외부인들도 맘편히 들어와서 탁트인 넓은 분위기속에 책도 읽을 수 있고 저렴한 가격으로 커피도 마실 수 있는 커뮤니티 형태의 북카페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카페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다른 무엇인가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매주 주말 쉬는날이면 요즘들어 익숙한듯이 이곳 카페에 찾아오곤 한다.

 

 

삼호교 다운동 인근에서 태화강 국가정원을 산책했었다. 10월 27일(일)에 촬영한 사진이다.

 

 

태화교회 건물 입구의 모습. 중구 태화동에 자리하고 있다. 내가 예전에 다녔던 비영리법인(사회적협동조합) 회사 사무실이 태화교회 바로 근처에 있었다.

 

 

규모가 제법 큰 편이다. 북카페 히즈카페는 이곳 태화교회 1층에 있는데, 외부인들도 자유롭게 출입해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울산페이 QR코드 결제도 가능하다.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라고 새겨진 커다란 비석이 있다. 성경 구절의 일부인것 같다.

교회 건물은 2004년에 최종 완공돼 지금 형태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히즈카페(Hiz Cafe) 1층 자동출입문의 모습.

카페 운영시간은 평일과 토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일요일(교회에선 '주일'이라고 부른다)에만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만 운영한다고하니 참고하면 될 것 같다.

 

 

태화교회 1층 로비 내부도 함께 둘러보았다. 같은 신앙을 가진 교인분들의 커뮤니티가 잘 되어있는것 같았다. 일요일(주일)마다 예배하러 가는게 무신론자인 나의 입장에선 많이 귀찮고 번거로울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론 여러 사람들은 물론 또래들과 함께 만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기 때문에 특별히 외롭거나 우울할 일은 없을것 같았다.

 

보통 울산지역의 소모임들은 남자가 대부분이고(남초도시 아니랄까봐... 울산은 모임 어디를가도 남자들이 대부분이다.) 남자들끼리 모이면 축구, 낚시, 등산 같은 와일드한 취미생활을 하는게 대부분이다.(특히 남자들은 유럽프리미어리그 같은 해외축구와 국내 프로야구를 유독 좋아한다. 나는 그런걸 왜 좋아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남자들만 모이다보니 술집이나 고깃집에 가면 술판을 벌이는게 대부분이다. 예전에도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통해 몇번 모임을 호기심에 가봤었지만 그 이후로 울산지역 모임은 이제 더 이상 가지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반면 교회의 경우엔 그런 부분들은 특별히 없는것 같았다. 또래의 젊은 여자분들도 많은것 같다.

 

 

태화교회 층별 안내도. 어린이집도 있었다.

 

 

입구에 들어가서 가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메뉴판이 있다. 다른 카페에 비해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키오스크를 이용해서 주문이 가능하다.

다만 울산페이 QR코드 결제를 할 경우엔 카운터에 가서 직접 주문을 해야한다.

 

메뉴 상세 안내판. 울산페이 QR코드 결제가 가능하도록 비치되어 있다. 결제할 때 포인트를 적립받을 수 있으니 기존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카페 내부에 작은도서관이 마련돼 책을 읽을 수 있다.

 

 

카페 내부가 굉장히 넓고 탁트여있다. 커뮤니티 공간에 최적화되어 있고, 시선이 잡히는 교회 관련 조형물들로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4인실이다. 이곳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이용할 수 있는 콘센트도 마련돼 있다. 개인공부나 그룹스터디도 가능하다.

 

 

카페 출입문에서 바라본 모습.

주문한 커피는 카운터 우측에서 받을 수 있으며, 반납할 때도 카운터 우측에 반납하면 된다.

 

 

엄청 커다란 크기의 성경책이 교회 관련 조형물들과 함께 마련돼 있었다.

뭔가 멋있었다. 교회와 관련없이 카페에 찾아오는 외부 손님들에게 기독교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토요일은 주일이 아니라서 방문한 손님이 그리 많진 않았다. 그러나 일요일(주일)에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 편이다.

이곳 히즈카페는 일요일(주일)에도 문을 연다. 다만,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만 영업을하니 참고하면 될것 같다.

 

 

"예수" 글자가 적힌 조명이다.

 

 

나는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 카라멜마끼아또(4,000원 VAT포함)를 주문하여

히즈카페 내부 작은도서관에 비치돼 있는 책들 중에 어떤걸 읽어볼까 고민하던 중,

기독교에 한번 관심을 가져보기 위해 나는 "신약성경을 기독교 경전으로 읽기"라는 도서를 가져와서 읽어보았다.

다른 책들보다 이 책에 더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기독교를 굳이 믿지 않는 사람들도 기독교 역사에 대해 세계사 공부를 하듯 익숙하게 상세히 설명해주는 내용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근래 들어 읽어본 책들 중에(물론 잘 읽는 편은 아니지만)

자격증 수험서책을 제외하고 이토록 자세히 읽어보고 관심을 가져본 책은 이게 처음이다.

 

 

책의 첫부분 도입에서 설명하는 내용들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쉬운 것은 가치가 없고, 가치 있는 것은 쉽지 않다."

 

오늘날 스마트폰 기술의 발달과 정보화, Ai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그 어느때보다 주의력을 빼앗기고 더 산만하게 만드는 기술을 항상 갖고 살아가고 있으며, 우리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의 화면과 알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의 수 많은 정보에 항상 노출돼 있는 우리는 평상시에도 항상 SNS, 유튜브 쇼츠, 인터넷뉴스 등을 장시간 접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러한 유튜브 쇼츠, SNS 등 자극적인 정보들로부터의 과도한 노출은 도파민을 자극하는 빠른 쾌감을 자극하여 정신적 감정적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는 것. 요즘 같은 스마트폰 시대에 도박중독, 복권중독, 비트코인 등 한탕주의 중독 만큼이나 정말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는 점이 다시금 느껴지는 내용들이었다. 종교 여부를 떠나 정말 인상깊은 문구였다.

 

 

기원전(BC)과 기원후(AD)라는 개념을 이 도서를 보고 처음 알게 되었다.

2024년에서 "0년(零年)"의 기준을 "예수님이 태어난 날"이라는걸 어렸을때 학교에서 얼핏 들었던적 있었던것 같다.

(물론 실제로 "0년"이라는 개념은 없다. 건물도 "0층"이라고 하지 않는것과 같은 이치다.)

 

기원전, 기원후를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었는데,

이것이 중세 기독교의 서유럽식 계산법을 따르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였고,

BC와 AD의 뜻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기원전(紀元前) 또는 서기전(西紀前) : BC

BC의 뜻은 영어로 Before Christ, "그리스도의 탄생 이전" 또는 "예수님 이전"

 

기원후(紀元後) 또는 서기(西紀) : AD

AD의 뜻은 라틴어로 Anno Domini Nostri Iesu Christi, "주님의 해(年)에"

 

 

여러가지 좋은 내용들이 많았다.

물론 성경에 있는 구약성경, 신약성경 각 내용들이 설명된 부분들은

머리 아프고 별로 눈에 잘 들어가지 않아서 읽진 못했다.

 

성경이 실제론 기원후 3세기쯤에 쓰여진거라고 한다.

 

 

요한계시록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설명이 돼있다.

요한계시록은 기원후 1세기쯤에 쓰인 예언서라고 한다.

성경에서 가장 특이한 내용이라고 한다.

 

이 중에서 "열두지파"라는 단어와 "12 X 12 X 1,000 = 144,000"이라는 숫자 표기가 유독 눈에 띄는데,

요즘 흔히 사이비종교로 알려진 신천지에서 "요한계시록" "열두지파"와 "144,000"이라는 단어와 숫자를 유독 자주 쓴다는걸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여기 다니는 사람들은 교리 때문에 "모나미룩"이라 불리는 흰옷을 예배하러 갈 때 항상 입고 다닌다. (세상은 넓고 희한한 사람들은 참 많다..)

 

 

주말 한적한 토요일 오후를 히즈카페에서 편안하게 시간을 보냈다.

다음에도 자주 들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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