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15.(수요일)
휴일 모처럼 방문한 곳은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가 있는
울산 남구 성암동
성암야구장(성암근린공원) 인근에 있는
망향탑에 다녀왔다.
망향탑(望鄕塔)은
기존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이
국가 또는 지자체의 정책, 여러 자연 요인으로 인해
물리적으로 다른 곳으로 이주하게 되어
그런 이주민들의 실향의 한(恨)을 달래기 위해
조성된 탑이다.
망향탑은 우리나라에 많이 있다.
댐을 만들면서
댐 수몰지역 마을 이주민들을 위한
망향탑이 대표적이며,
특히 공업도시 울산의 경우,
경제개발계획에 따른
울산의 대부분 지역(특히 동해안을 중심으로)에
산업단지를 조성하게 되면서
기존에 거주한 주민들을
다른 곳으로 강제로 이주하게 되어
생긴 망향탑, 망향비가 있다.
울산에는 대표적으로
온산읍 신일반산업단지에
오천마을과 오대마을 망향비가 있고,
동남정밀 온산공장 인근에
온산이주민망향비가 있으며,
울산 남구 성암동에 있는
망향탑도 그 중 하나다.
성암동은 효성화학, GS엔텍, 주식회사 서영이 자리하고 있는
용연공단에 있는데,
이곳 망향탑은
울산 남구 동부지역의
성암동, 남화동(한국가스공사가 있는 곳),
용연동, 용잠동, 황성동, 고사동, 장생포동(대일 등) 일대에
거주하던 주민들의 실향과 관련된 탑이다.
명칭은 "망향탑"이라고 돼있으나,
정확한 명칭은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이주민 망향탑"이 아닐까 생각된다.
울산 남구 동부지역이
모두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에 해당하기 때문이고,
실제로 이곳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모두 이주하였기 때문이다.
이곳으로 오기 위해서는
자가용을 타고 성암야구장(또는 성암근린공원) 쪽으로 오면 된다.
시내버스는 용연 방향(울산신항)으로 가는
266번 버스를 타고
SK케미칼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한화솔루션 3공장과 롯데케미칼 2공장을 지나
성암야구장이 있는 곳으로 가면 된다.
버스정류장에서 걸어서 약 30여분 정도 소요될 만큼
제법 멀리 떨어져있다.
공업단지내 깊숙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시내버스타고 보행으로 가는것보다
개인자가용으로 오는게 더 편할 수 있다.
망향탑 입구가 있는 성암야구장 모습이다.
야구장 입구는 사실상
인근 공장 직원들의 주차장 전용으로 쓰인다.
성암야구장 일대는
"성암근린공원"이라 부르기도 하는것 같다.
전기차 충전소가 이곳 성암야구장에 있다.
성암야구장의 모습이다.
보통 사내 단체행사도 이곳에서 많이 한다.
성암야구장에서 바라본
입구 주차장으 모습이다.
공업도시 울산답게
적막함이 흐른다.
성암야구장 방향 쪽에 안내표시가 있다.
망향탑으로 가는 방향이 표기돼 있다.
이곳 비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된다.
이곳으로 올라가는 산은
성암동에 있는 작은 산인데,
산의 이름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성암동 일대에 살던 주민들만
그 명칭을 알고 있으리라 본다.
처음엔 망향탑이 가까이 있는줄 알았는데,
제법 멀리 떨어져 있다.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걸어가야 한다.
올라가는 길에 가로등도 없기 때문에
밤에는 오기 힘들것 같다.
공장들이 가득한 공업단지 안에
이런 적막한 비포장도로로 된 산이 있다는게
새삼 신기하였다.
끊임없이 진흙 비포장도로를 걸어 올라가야 한다.
때마침 오늘 비가 오늘 날이라
노면이 진흙으로 많이 젖어있어서
걸어가기 불편할 정도였다.
아무도 없는 적막한 곳이라
행여나 혹시모를 산짐승이나
누군가 버린 유기견들을 마주하면
물거나 달려들까봐
보호하기 위해 큰우산도 챙겼다.
티비를 보니
산짐승이나 유기견을 길에서 마주하면
큰우산을 펼쳐 앞을 가로막는게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울산 공업단지엔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하여도
사람들이 버리고 간 유기견들이
곳곳을 돌아다니는 일들이 종종 있었다.
내가 예전에 다녔던 회사에서도
가끔씩 유기견들을 목격했었다.
특히 유기견들은 동물 특성상
같은 유기견들끼리 서로 모여서
함께 돌아다니는 경우도 흔하여
행여나 사람을 마주하면 공격하거나 물 수도 있어
무섭기도 하였다.
요즘도 유기견들이 돌아다니고 있는진 모르겠다.
혼자 올라가니 적막하고 무섭기도 하였다.
그래도 용기내서 계속 가보기로 하였다.
한참을 올라가니 공터가 보이고,
망향탑으로 보이는 탑의 외형도 보인다.
망향탑에 도착하였다.
망향탑 입구의 모습이다.
입구에 세워진 비석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망향탑을 세우며
개운포에 구름 걷히면
처용암을 품은 눈 시리도록 푸른 고향
(여기서 처-處라는 한자어는 비석에
낯선 한자어가 새겨져 있어서 당황했는데,
처-處를 간자체로 쓴 것으로 추정된다.)
그 바다 춘도에 동백꽃 불붙듯 피면
하얀 배꽃이 눈꽃처럼 날리고
주먹만한 배가 주렁주렁 열리던
매암, 여천, 고사, 부곡, 상개,
성암, 황성, 용연, 남화, 용잠 내 고향
(울산 남구 공업단지에서 일해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 들어본적 있는 지명들이다.)
조국 발전과 공업도시로 태어나는
울산을 위해 공해에 찌든
사랑하는 고향을 두고 떠나간
3만여 10개동 그리운 얼굴들
어느 하늘 아래 어떻게 살고 있나요?
고향을 그리는 마음과 마음들이
바다가 보이는 이곳에
망향공원을 마련하고
망향의 탑을 세웁니다.
우리 모두 고향인 듯 반가이 찾아와
소중한 뿌리를 가르치고
한 줌 한이라도 풀고 가시기를
한 마음 되어 빕니다.
2008.9.
위에 적혀 있는 지명들은
모두 울산 남구 동부지역에 있는 지명들이다.
지금은 회사와 공장들만 있을 뿐,
남구 동부지역에는
그 어느 누구도 거주하고 있지 않다.
울산 남구 동북부지역 (장생포동, 매암과 대일 등)과
동남부지역 (용잠동, 황암, 성암, 남화동 일대)를 표기한 모습이다.
남화리는 울산 시민들에게도
상당히 생소한 이름의 지명인데,
지금은 한국가스공사 저장기지와 남화예선부두가 있다.
실제로 우리 할아버지는
장생포 대일(지금의 울산대교, 옛 울산항역이 있는 곳 근처)에 거주하셨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는 장생포초등학교를 졸업하셨다.
비석에 새겨진 사람 5명은 처용과 관련이 있다.
입고 있는 의상도
처용문화제 관련 전통의상이다.
공원 주변이 조용하고 한적하였다.
가끔씩 근처에서 들리는
공장 소리 외에는
적막하였다.
화장실도 따로 없어서
성암야구장을 이용해야 한다.
(성암야구장 화장실도 이용 가능한지는 모르겠다.)
이곳에 사람들이 거주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이곳은 수 많은 공업단지들로 가득히 들어서며
울산은 물론
우리나라의 산업 동맥을 책임지고 있다.
울산 남구 용연공단 일대에 있는
공장에 다니는 울산 시민들 중에
이곳 성암동에
거대한 망향탑 공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SK케미칼 버스정류장 근처에 있는
씨유CU 편의점에 들러 음료를 간단히 마신 후,
이지정문에서 다시 266번 버스를 타고 복귀하였다.
유일하게 울산 남구 용연동과 울산신항으로 가는
266번 버스는
1시간에 겨우 2~3대 정도만 다닐 정도로
그리 흔한 버스는 아니다.
버스정류장이 "이지정문"이라고 된 이유는
바로 근처에 EG메탈이라는 회사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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