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作.
중학교 재학 시절,
학교 입구에서 나눠주던 엠씨스퀘어 광고물 전단지를 이용해서
얼굴을 합성해서 만들었다.
그 당시 같은 반 친구들에게는 상당한 코믹거리를 제공했었다.
벌써 20여년이 지난 지금,
이젠 저 합성물이 내 방에 어디있는지 사라지고 없다.
1980년대생이라면 중고교 학창시절,
2002년 한일월드컵이 개최되기 전후로
한번쯤 들어본 전자기기가 바로 엠씨스퀘어다.
그때는 스마트폰이란 것도 없었고,
삐삐와 공중전화를 여전히 쓰고 있던 시절이었다.
초콜릿폰이랑 가로본능폰,
연아의 햅틱폰이란게 나오기도 훨씬 이전 시절이었다.
그나마 아날로그 폴더폰도 정말 잘사는 금수저 집안이 아니면
학교에서 갖고 다니는 경우가 거의 드물었다.
그 당시 한 반이 40명 정도 됐었는데,
(요즘은 저출산이라 절대 상상하기 힘든 인원이다.)
휴대폰 갖고 다니는 애들은 많아야 겨우 몇명이었다.
엠씨스퀘어는 그래서 독특하고 신기하였다.
이어폰을 꽂고 기기의 버튼을 눌러 실행하면
특유의 전자파 같은 소리(삑삑삑~ 삑~ 삑삑~)가 나오는데,
이 소리를 들으면 집중하며 공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
잠잘때도 듣는 수면모드도 있던걸로 기억한다.
가격도 제법 비쌌던걸로 기억한다.
당시 입시학원 다닐때 같이 수업 듣는 애들 중,
엠씨스퀘어를 들고다니는 애들이 몇명씩 있었다.
울산이다보니 부모님이 대기업이나 공기업, 공공기관을 다니는
금수저 집안 애들이 주로 갖고다녔던걸로 기억한다.
실제로 중학생 같은 반 친구가
엠씨스퀘어를 사용해서 중간고사랑 기말고사 평균점수 상승했다며
본인 증명사진과 함께 합격수기가 게재된 광고물 전단지가 있어서
마냥 신기하기도 했었다.
집중력에 도움이 되는지,
실제로 과학적 근거가 있는진 모르겠다.
그런 논란 때문인지
당시 엠씨스퀘어 광고물 전단지 하단에는
"이 전자기기가 점수를 무조건 올려주는건 아니며,
본인의 노력과 의지가 없으면 안된다"라는 식으로
문구가 적혀 있었던걸로 기억한다.
결국 내 자신의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거였다.
"의지"와 "노력"이라는 단어는 발음하기도 참 쉽고
말도 참 쉽지만,
역설적으로 매우 어려운 단어 중 하나다.
특별히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나,
나도 대학생시절 비록 이름모를 지방대를 다녔지만
학과 인원 250여명 중 수석으로 코스모스 조기졸업하고,
국가자격증을 지난 10여년간 30여개 넘게 취득하게 된 것도
(재경관리사, 전산세무2급부터 가스산업기사, 소방설비기사(기계분야,전기분야)까지...)
특별히 도움이 되는 집중력이 있던것은 아니었고
목표, 방향, 지속성이라는 3가지의 의지만 가지고
책상과 의자에 엉덩이를 오랫동안 붙어앉아
딴짓 안하고 거의 하루종일 공부만 했었기에 실현 가능했었다.
집중력이 떨어지면 커피와 에너지드링크를 자주 마셨고,
눈을 자주 감아서 눈의 피로를 가장 먼저 해소시켰다.
귀를 즐겁게 하는 음악은
주로 유튜브 ASMR (비가오는 소리, 캠핑, 산속의 고요한 불교 사찰, 베트남 이발소, 중국 전통의학 치료, 공포 등 다양하다.)이나
듣기 편안한 노래 (Tido kang, 악토버, 메이세컨, Nujabes 등)를 주로 들었다.
힙합이나 댄스, 요즘 유행하는 노래들은
오히려 정신사나워 잘 듣지 않았다.
공포 ASMR (유튜브에 인형의 집, 화이트데이, 같은것)도 집중력을 높이는데 의외로 도움됐었다.
물론 귀신이나 미신 따위는 믿지도 않지만,
공포스러움과 무서움, 두려움이라는 내재된 본능을 역이용해서
오히려 집중력을 높이는데 좋았다.
여튼 개인적으로 오래된 사진파일 중에
엠씨스퀘어 합성 모델 사진을 우연찮게 발견하니
힘들고 어렵게 보냈던 20여년 전의 학창시절이
문득 떠올랐다.
집에서도 힘들었고,
학교에서도 힘들었으니
그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시절이었다.
그래서 PC방 다니고 게임중독에 빠지고 목적없이 놀러다니는 등
방황도 많이 했었다.
그때 그 시절로 절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지만,
요즘 같은 좋은 시절에 태어난다면
삭막한 남자 중고등학교가 아닌
여학생들과도 교류할 수 있는
남녀공학 중고등학교에 다니게 된다면
동아리 활동도 하며 더할나위 없이 행복한 학창시절 추억을 만들면서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유튜브 중에 남녀공학 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의 브이로그 영상들도 간간이 올라와서 보는데,
그 학생들에겐 그저 평범한 일상일 뿐이지만,
나에겐 더할 나위 없이 부러운 일상일 따름이었다.
인생에서 단 한번뿐인
10대 사춘기시절을 보내고 있는
학생들을 길거리에서 우연찮게 보게 되면
왠지 모르게 이들이 부럽기도 하였다.
#엠씨스퀘어 #추억의전자기기 #학창시절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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