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9.(금)
추석연휴 잠시 들른 곳은
울산 남구 문수로
신정동에 자리하고 있는 신정고등학교이다.
(신정고는 과거엔 "우석고", "울산남고"라는 교명을 사용하였음)
신정고등학교는 내 모교이기도 하다.
1편에 이어
2편도 함께 업로드해보기로 하였다.
※ 1편 링크
https://u10s11.tistory.com/655
학교 운동장이 예쁘게 잘 꾸며져 있다.
멀리 보이는 아파트는
대공원월드메르디앙이다.
청솔학사 건물이다.
내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엔
이곳에 청솔학사 건물은 없었고,
1층 규모의 조립식 판넬 임시가건물들이 있었다.
그곳에서 1,2학년 학생들이 수업을 들었다.
그리고 옆에 있는 주택(2층 규모)은
지금은 태권도부로 쓰이고 있지만
과거엔 관악부에서 쓰던 건물이다.
청솔학사도 스프링클러설비 송수구를
쌍구형으로 쓰고있었다.
소방경계구역 일람표가 마냥 신기하였다.
지하 기계실에
소방펌프와 지하저수조가 있는것으로 보인다.
기숙사 용도로 쓰이는 건물인지 잘 모르겠다.
급수대 모습이다.
아마 내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에도
이곳에 급수대가 있었던것 같다.
인조단지와 육상트랙이
멋지게 잘 설치돼 있었다.
학생들은 모래먼지 없이
쾌적한 환경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을것 같다.
체육관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원래 이 방향은 매점으로 가는 길이었다.
여고 여학생들이 자신의 학교 축제를 홍보하려고
이곳 체육관 앞길을 오고 가는 모습도 본적 있었다.
(또래 여학생을 보는 일이 흔치 않았기 때문에
마냥 신기하고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구경했었다.)
매점도 원래는 체육관 지하에 있었다.
지금은 신축건물로 이전된것 같다.
소방 쌍구형 송수구들이 일렬로 놓여있다.
청솔관 체육관 건물이다.
신축 본관건물과 체육관을 연결하는 1층 통로다.
체육관은 규모가 제법 큰 편이라서
그 당시 전교생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체육수업을 이곳에서 했다.
요즘 체육선생님들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내가 2000년대 다니던 시절,
20년 전의 중학교 고등학교 체육선생님들은
굉장히 무서웠던걸로 기억한다.
신정고 재학 시절의 체육선생님도 마찬가지였다.
그 중의 한가지 에피소드를 얘기하자면,
어떤 학생이 공을 갖고 체육활동을 하다
실수로 체육관내에 있는 어떤 기물을 파손했는데
(기억으론 건물 유리창이었던것 같다.)
체육선생님이 그 학생이 사고친 사실을 알게되었고,
(나이가 좀 있는 남자선생님이셨다.)
그 학생만 불러서 혼냈던게 아니라
주변에 있는,
이 사건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학생들까지 모두 집합시켜서
혼냈던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단순히 요즘처럼 체벌없이 호통만 치며 혼냈던건 아니었고
빠따(몽둥이)로 물리적 체벌을 가하며 혼냈었다.
엎드려뻗쳐 상태로 엉덩이를 얻어 맞았는지,
아니면 허벅지를 얻어 맞았었는지,
구체적으로 몇대 얻어 맞았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몸이 단련된 체육선생님이라
빠따(몽둥이)로 얻어맞을때 확실히 많이 아팠던걸로 기억한다.
이렇게 잘못을 저지른 그 학생과 함께
아무런 영문도 모른채 체육선생님한테 불려나온,
나를 포함한 다른 10여명 정도 되는 학생들은
죄도 없는데 억울한 심정으로 함께 빠따(몽둥이)로 체벌을 받아야 했고,
그 체육선생님 앞에서 거의 꿇어앉은 상태로
잔뜩 겁을 먹은채
나를 포함한 학생들은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폭언들을
체육선생님으로부터 들어야 했다.
구체적으로 멘트가 기억나진 않지만,
내가 어디 군인 소령 출신이야, 이 개XX들아,
...라는 식이었다.
그러면서 "너희들 앞으로 체육관 출입금지야!"라며
고함치며 우리들을 돌려보냈었다.
그 이후,
난 체육시간에 체육관(청솔관)으로 갈때마다
그 체육선생님이 내 얼굴을 알아보고
나를 불러세워놓고 때릴것 같아서
무서웠던걸로 기억한다.
(정작 난 아무 잘못을 저지른적도 없는데...)
그때가 기억으론
고등학교 1학년때는 아니었고,
아마 2학년 또는 3학년때 였을 것이다.
오래 전의 일이었으니.
요즘은 체육시간 분위기가
얼마나 바뀌었는지 모르겠다.
오른쪽 신축건물(2004년 준공)과
왼쪽 신축건물(2007년 준공) 사이를 잇는
연결통로의 모습이다.
왼쪽 편에 있는 신축건물은
2007년에 준공되었는데,
당시 울산남고 시절의 옛 구건물이 그대로 있었다.
내가 1학년 시절에 3학년 선배형들이
옛 구건물을 계속 쓰고 있었는데,
구건물은 흰색에 빨간색으로 도색된
노후화되고 오래된 전형적인 학교 건물이었다.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 나오는 학교와 거의 똑같은 디자인이었다.)
계단도 상당히 독특했는데,
요즘 흔히 볼수 있는 일반적인 U자형 계단은 아니었고
장애인 경사로 형태의
차가운 회색 시멘트로 만들어진 계단이었다.
실제로 그 옛 건물은
선배 형들의 경상도식 거침없는 와일드한 모습 만큼이나
(후배들을 때리고 두들겨패는 모습도 본적 있었다.)
내부가 정말 차갑고 으스스하고 추웠다.
사진에 보이는 건물 5층에서
주로 수업을 들었었다.
후문의 모습이다.
후문에서 체육관 지하로 가는 도로 모습이다.
체육관 지하 쪽엔 과거에 매점도 있었다.
선생님들이 사용하는 교직원 전용 주차장인것 같다.
2007년 신축건물 뒷편에 있다.
10대 사춘기 시절의 약 2년 정도를
이 건물에서 보냈기 때문에
(1년은 조립식 판넬 가건물에서 수업들음)
지금봐도 크게 낯설지 않은것 같다.
고교 학창시절의 여러 추억과 에피소드들을
이곳 티스토리에 모두 담아낼 수는 없지만
기억의 망각속에서 어렴풋이 하나씩 떠오를것 같다.
매점 모습이다.
2007년 준공된 신축건물 1층으로 옮겨져있다.
이제 후배들은
더이상 체육관까지 내려갈 필요가 없을것 같다.
중앙통로가 상당히 멋있게 잘되어있었다.
신정고등학교 층별 안내도이다.
예전엔 없었던
A,B,C동으로 구성돼 있는데,
아마 B동이 A동과 C동을 연결하는 통로인것 같다.
A동 5층은 3학년이 대부분 쓰고 있는걸 알 수 있는데,
내가 3학년을 다녔던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바뀌지 않아서 새삼 신기하였다.
"친절과 감사, 배려와 존중"이라는 문장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사실 이 문장은 누구나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내용이지만
역설적으로 실천하는게 매우 어렵다.
문장을 하나로 짧게 요약하면
"오픈마인드를 갖자"는 것이다.
타인에 대해 친절과 감사를 베풀고
배려와 존중을 하기 위해선
결국 남을 이해하고,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남을 이해하고 다름을 인정하기 위해선 많은 지식과 공감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많이 배워야 하는것이다.
많이 배울수록 오픈마인드를 가질 수 있고,
선입견과 편견 없이 남을 대할 수 있으며,
상대방에 대해 함부로 판단하려 들지 않는다.
반대로 배움이 적은 사람일수록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며,
편견과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단편적인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려 하고,
또 상대방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엄격하고
업신여기고 인색할 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쉽게 함부로 판단하려 든다.
세상을 이해하고 사람들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은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단일민족 국가에선
굉장히 어려운 일이며,
그래서 많은 지식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건물 사이에 체육시설도 마련돼 있다.
오랜만에 신정고등학교에 방문하여보니
옛 학창시절 추억들이 문득문득 떠오르곤 했다.
낯익은 모습들도 있었다.
낯선 모습들도 있었다.
"청솔"이라는 이름의
1년에 한번 발간되는 학교 교지는
지금도 신정고 학생편집부에서 계속 발간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1,2,3학년 시절
같은 반에서 함께 수업을 들었던,
부모님 얼굴보다 더 오래 마주한
같은반 친구들의 이름과 모습도
어렴풋이 기억 날것 같다.
나를 괴롭히고 못살게 굴어서 너무 서운했던 친구들도 있었고,
내가 제대로 못챙겨주고 배려하지 못해서 사과하고 싶은
미안한 친구들도 있었다.
학창시절 다양한 친구들과 많이 어울려보지 못한 일은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후회가 된다.
당시 고등학교 재학 시절엔
나는 공부를 그리 잘하는 편이 아니었다.
반에서 겨우 중위권 성적을 유지했었던,
(1학년때는 하위권이었음)
별로 주목받지 못한 학생이었다.
공부에 별로 관심 없었고,
공부를 해야할 동기부여를 찾지 못했다.
(가방끈이 짧았던 우리 부모님도 그냥 "공부해라"라는 말만 무작정 했을 뿐,
구체적인 공부의 목적과 방향성에 대해선 알려주지 못하셨다.)
그래서 사춘기시절 방황을 했던것 같다.
공부보단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와 서든어택 같은 게임을 하며 시간 보내는걸 좋아했고,
입시학원은 커녕 단과학원 한번 다녀본적 없었으며,
(고등학생 시절 사교육비 단 1원도 안써봤으며, 중학생때 입시학원을 잠시 다녔던게 전부였다.)
울산 지역 가까운곳에 놀러다니며
지역사회 문제와 현안에 더 관심이 많았고 흥미로움을 갖는걸 좋아하던 시절이다.
(UBC 방송국에 동구 대왕암공원 해안가 쓰레기 실태를 직접 제보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봉사활동 하는것도 좋아했었다.
장래희망은 막연하게 신문사 언론인,
사회복지사,
환경단체 활동가,
노동단체 활동가로 일하는게
꿈이었던걸로 기억한다.
당시엔 2학년부터 문과, 이과반으로 나뉘었는데,
수학, 과학을 너무 못해서
결국 문과로 갔었다.
(이 선택이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수능 성적으로는 도저히 갈 수 없었던
지방대 경영학과를
정말 운좋게도 수시전형에서 어렵게 합격했었다.
또 고등학교 2학년 시절엔
SK장학생으로 교내에서 유일하게 선발되어
서울 중구 서린동에 있는 SK본사에 방문하여
장학금도 받았었다.
난 그때의 2학년 담임선생님을 기억하고 있으며,
지금도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영화 "킹덤오브헤븐"에서
예루살렘 왕 보두앵 4세가 발리앙에게 했던 대사 중,
우리는 체스판 위에서 움직이는 기물처럼
"그 누구도 자신의 끝을 알 수 없는 인생"이라고 하였다.
노부모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둘째 이복누나와 함께
불확실하고 어려운 가정환경을 보내는,
이제 나이 사십줄을 앞둔 노총각이지만
앞으로도 30대 마지막 인생을
후회없이 마무리하고
마흔살을 맞이하고 싶다.
- 2023년 9월 29일 추석, 금요일.
울산 남구에 있는 신정고등학교에서,
2007년 2월에 졸업한 어느 모교 동문이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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