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02.(토)
주말 오후 방문한 곳은
울산 남구 용잠동에 있는
용잠옛터비이다.
울산 용잠동(龍岑洞)은
울산 남구 동부에 있는
여천동, 남화동, 성암동과 함께
미포산업단지의 일부로
울산 시민들에겐 공업단지로 익숙한 곳이다.
용잠동(龍岑洞)은 한자어 그대로
바다의 용(龍)이 이곳에 잠겨있다 하여 붙여진 지명에서 유래된다.
조선시대 정조때 처음으로 붙여졌다.
"잠겼다"는 한자어는 통상 잠길 잠(潛)으로 쓰이나,
용잠동 지형 특성상 산봉우리가 많다보니
봉우리라는 뜻의 잠(岑)으로 쓰여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용잠동은
바로 건너편 장생포에서 볼 수 있듯,
비교적 높은 산악 형태의 지형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용잠동은 1977년,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본부(옛 동해전력)가 들어서면서
바로 아래의 남화동 주민들과 함께
정든 고향땅을 버리고 이주하게 되었다.
이후 미포국가산업단지 조성으로
현재 용잠동에는 그 넓은 지역에서
여러 많은 기업들이 입주하고 있다.
울산 시민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SK가스도 이곳 용잠동에 있으며,
태영인더스트리, GS엔텍 용잠공장,
그리고 외국계기업인 쿠라레코리아(유) 울산공장도
(구 듀폰코리아 PVB필름 사업부,
지금은 셀라니즈코리아와 쿠라레코리아가 같은 지역에 함께 입주하고 있다.)
이곳 용잠동에 자리하고 있다.
용잠저수지도 이곳에 있다.
나는 이곳 용잠동에 있는 어느 공장의 아웃소싱 인력도급 회사에서
예전에 잠시 근무를 했다 퇴사한 적이 있었다.
생산된 제품이 나오면 포장장에서 목재파렛트, 포장자재 등을 이용하여
포장작업을 하는 것으로
4조 3교대 현장근무를 했었는데,
하루 추가 4시간 대근에(12시간 근무)
강압적이고 와일드한 남자들의 근무환경에
상습적인 폭언과 욕설, 괴롭힘이 다반사였고,
쉴새없이 쏟아져 나오는 제품을 포장해야 하는
고된 근무환경과 많은 체력, 정신력이 필요했다.
일도 힘들고 사람도 힘들고
너무 힘들었던걸로 기억한다.
(왜 포장작업을 아웃소싱 업체에 위탁했는지 일해보니 알 것 같았다.)
통근버스가 있고 밥이 맛있게 나온다는 것 외엔
아무런 장점이 없는 곳이었다.
그래서 몇개월 근무를했다가 버티지 못하고
퇴사를 했었다.
그때 일했던 기억 때문에
용잠동에 대해 많이 익숙한 편이다.
여튼 나는 그 용잠동에서 거주하던
옛 이주민들의 실향(失鄕)의 한이 남아있는
용잠옛터비에 한번 방문하기로 했다.
이전에도 황암옛터비와 용연옛터비,
그리고 남화동옛터비에도 다녀온 바 있으며,
몇년 전에는 처용암쪽에 있는 세죽옛터비에도 다녀온 바 있다.
관련 링크는 다음과 같다.
https://u10s11.tistory.com/686
https://u10s11.tistory.com/687
https://u10s11.tistory.com/688
https://u10s11.tistory.com/199
용잠옛터비의 정확한 위치에 대해
세간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아도
상세한 위치가 나와있지 않았다.
그나마 울산 남구청 공식블로그에서
조금 상세하게 용잠옛터비 추정위치가 안내돼 있는데,
https://blog.naver.com/ulsan-namgu/222808517182
간단한 설명만 되어있고,
주소지도 잘못 기재돼 있었다.
남구 용잠동은 인근의 남화동 용연동과 마찬가지로
대중교통이나 보행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며,
그나마 시내버스는 지원노선인 236번만이
출퇴근시간대 하루 몇대 정도만 겨우 용잠동 쪽을 다닐 뿐이다.
가급적 자가용을 이용하는게 좋다.
나는 먼길을 걸어 용잠동까지 갔다.
지원노선 236번이 다니지 않는 시간대라서
시내버스로 266번 버스를 타고
포스코플랜텍 정류장에서 하차,
한국전력공사 용연변전소를 지나
GS엔텍 용잠공장과 쿠라레코리아(유) 울산공장을 거쳐갔다.
위의 사진은 1차선 용잠로 작은 도로에서 촬영한
GS엔텍 용잠공장의 모습과 건너편 장생포와 석유화학단지 일대의 모습.
건너편 장생포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건너편 장생포 왼쪽에 있는 네모 모양의 거대한 건물은
모트라스 울산 매암동공장인 것으로 보인다.
용잠동이 넓게 분포된 지역이라
용잠로를 걸어가는데 시간이 오래걸렸다.
가끔씩 화물차량들이 지나가고
인도길이 없는 샛길이라
걸어가는데 조금 위험했었다.
한참을 걸어가다보니
농협사료 울산지사 공장이 나왔다.
SK에너지 앞 거대한 철조물 장벽을 한참을 걷다보니
도로 건너편에 오래된 컨테이너 2개 구조물이 보였다.
울산 남구청 공식블로그에서도
녹슨 컨테이너 2개 구조물을 찾으면
용잠옛터비를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안내돼 있었다.
오래된 녹슨 컨테이너 2개 구조물
바로 뒷편으로
SK가스 울산기지 바로 앞에
용잠옛터비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남화동옛터비와는 달리
용잠옛터비는 육안으로도 누구나 쉽게 확인이 가능하도록
조성돼 있었다.
용잠로를 계속 걸어도 걸어도 보이지 않았는데,
그래도 찾아내서 다행스럽게 생각되었다.
용잠옛터비 바로 옆에 있는
녹슨컨테이너 2개동이다.
이 컨테이너들 바로 옆에 옛터비가 있으니
용잠로 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SK에너지 철조망 건너편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녹슨컨테이너들이
공업단지가 조성된 세월을 상징하듯
노후화돼있었다.
정면에서 바라본 용잠옛터비의 모습이다.
용잠옛터비에는 옛터비 외에도
다른 2가지 비석들도 있다.
따라서 모두 3개의 비석으로 이뤄져 있다.
용잠옛터비에서 바라본
용잠로 도로의 모습.
용잠옛터비의 전체 전경.
용잠옛터비의 위치는
아직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에 등록돼 있지 않았다.
일단 나는 카카오맵에서
비석 바로 앞에 선 상태로 내 위치를 표시해
용잠옛터비 지도 등록을 하였다.
정확한 주소지 위치는
용잠동 81-22번지로 돼있었다.
카카오맵에서 승인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용잠옛터비 추정위치는 상기와 같다.
울산 남구청 공식 블로그에는
옛터비 위치를 "울산광역시 남구 용잠로 487"로 표시돼 있으나,
이는 잘못된 주소지이다.
실제로는 도로 건너편
용잠동 81-22번지에 소재하고 있다.
"용잠(龍岑)옛터"라고 표시돼 있다.
실제로 이곳 용잠동에는
용잠초등학교라는 학교도 있었다고 한다.
비석의 하단에는
다음의 내용으로 쓰여져 있었다.
여기는 용잠사람 옛 고향 땅입니다.
돌아올 고향없이 서러운 용잠 사람들이
옛 고향의 숨결 잊지말자, 사랑하자,
그리워하자고 굳게 다짐하면서
공장연기 자욱한 이 언덕 빈터에
애향비(愛鄕碑)를 세웠습니다.
이 비(碑)에는
용잠의 하늘과 땅,
용잠의 해와 달과 풀벌레 잡초 한 포기,
그리고 세찬 바람소리,
부서지는 파도소리 모두 모두 새겼습니다.
여기에는 또,
프라타나스 우거진 용잠학교 교정의 추억
고래잡던 고향 사람들의 그 장대한 기상,
봉대산 맑은 정기도 함께 새겼습니다.
강물처럼 흐르던 용잠 사람들의 그 따스한 정,
세월 속에 함께 나누던 기쁨과 슬픔,
노여움과 즐거움은 잊지 못하고
여기에 묻어 두었습니다.
아! 그리운 고향산전
아! 보고싶은 용잠사람들
언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리.
2002년 11월 일
용잠향우회 회원 일동
글 추정길
용잠옛터비 옆에 있는 고래 조형물이다.
고래조형물이 용잠동에 있는게 신기할 수도 있는데,
실제로 용잠동은 울산 최초의 포경시설이 있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울산 시민 대부분이 장생포가 울산 최초의 고래 포경시설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울산남구지명사" 책에 따르면,
장생포의 건너편 용잠동이
울산 최초의 고래 포경시설이 있었음을 기록하고 있다.
용잠동 주변 일대의 지명들이 표시돼 있다.
용잠저수지도 이곳에 표시돼 있었다.
1970년대 당시 용잠동 거주 인구는 1,600여명으로
제법 많은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었다.
조형물 기증자 성함이 기재돼 있다.
모두 용잠동 옛 주민들인것으로 보인다.
오른쪽에 있는 비석은
용잠초등학교 설립 공덕비라고 한다.
SK가스에서 용잠옛터비 부지를 제공해 주었다고 한다.
공덕비에 새겨진 비석의 한자어들이
오랜 세월로 식별이 어렵게 되었다.
카카오맵에 일단 지도 신규등록을 하였다.
무심코 이곳 용잠동 일대를 지나가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곳 용잠옛터비의 존재를 알게되고,
과거 이곳에 거주민들의 실향의 한이 담겨있음을
앞으로도 알 수 있게 된다면 좋을것 같았다.
용잠옛터비에서 바라본
용잠로 도로의 모습이다.
작은 공원 형태로
차량으로 접근이 쉽게 가능하도록 돼있다.
용잠옛터비를 지나
남화동쪽으로 내려갔다.
남화동옛터비를 지나가던 길에
처음 남화동옛터비에서 발견한적 없었던
"남화동 애향비동산"이라 적힌 간판을 볼 수 있었다.
처음 방문 당시에 간판 뒷편쪽을
내가 확인하지 못했던것 같다.
울산 남구 미포국가산업단지 일대의
이주민 합동 망향탑은
남구 성암동 산 17에 소재하고 있는데,
망향탑, 애향비, 옛터비 등
울산 향토사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 방문해보는것도 괜찮다.
(참고로 우리 아버지께서도 매암동 대일에 거주하셨던 분이셨다.)
관련 링크는 아래 참조.
https://u10s11.tistory.com/584
#용잠동 #용잠옛터비 #남구용잠동 #옛터비 #울산망향탑 #애향비 #울산애향비 #울산이주민 #망향비 #미포국가산업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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