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3일 토요일.
CS타워 1층에 있는 갈바트카페 가게 앞에서 언양 방면 시내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양덕사(陽德寺)" 대한불교 천태종 소속의 사찰이다. 절마다 소속 종파도 다양하다. 개신교에도 장로회, 감리회, 성결교회, 침례회가 있듯, 불교에도 조계종, 천태종, 태고종, 대한불교불음원 영남범패 등 다양한 종파들이 있다. 천태종은 우리나라 불교에서 두번째로 불교신자가 많은 종파로 알려져 있는데, 일반적으론 조계종이 훨씬 그 비중이 높다고 보면 된다. (보통 언론에 나오는 불교 관련 뉴스-특히 부처님오신날 같은 불교 행사는 거의 조계종과 관련돼 있다.)
조계종은 학창시절 고등학교 한국사나 윤리를 배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정혜쌍수(定慧雙修)"와 "선종 운동"으로 유명한 지눌스님이 창시(創始)하였는데, 조선시대 왕조의 억불정책(抑佛政策)에 의해 거의 강제로 통합되다시피 이어져온 불교 종파이다. 천태종도 마찬가지로 학창시절 윤리나 한국사 과목에서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교관겸수(敎觀兼修)"로 유명한 고려시대 대각국사 의천이 창립하여 존재하던 불교종파였으나, 조선왕조의 억불정책(抑佛政策)으로 폐합(廢合)됐다가 1966년에 "상월 원각대조사(上月 圓覺大祖師)"라고 하는 강원도 사람이 다시 천태종을 부흥하여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상월원각대조사를 천태종을 창립한 초대 종정예하(宗正隷下)라고 하며, 오늘날 3대째까지 이어져 "도용대종사"라는 큰스님을 3대 종정예하(宗正隷下)로 모시고있다. 종정예하(宗正隷下)라는 단어가 상당히 발음하기도 어렵고 낯선데, 그냥 쉽게 말하면 "큰스님"이라 생각하면 된다.
불교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이 조계종과 천태종을 구분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사찰 건물 외형이 눈에 띌만큼 엄청 화려하고 뭔가 무협영화에나 나올법한 웅장한 감성이 느껴지면 거의 10에 9은 천태종 사찰이다. 울산 삼호동에 있는 정광사와 충북 단양에 있는 구인사가 대표적인 천태종 사찰이다. 어마무시할 정도로 화려하게 보여서 그냥 눈으로 봐도 "아 여기가 천태종이구나..."라는 느낌이 바로 온다. 반면 소박하고 간소하여 정말 삼국시대 문화재 느낌이 물씬 나는 절이라면 조계종 사찰이거나 다른 불교 소수종파(한국불교 태고종 같은곳)에서 운영하는 사찰이다. 승복도 조계종과 천태종이 다소 차이가 있다. 불교법회나 공식적인 사찰 행사에서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승복을 소박하게 입고 참석했다면 조계종이다. 태조왕건 같은 사극드라마에 출연한 스님들이 입고 있는 승복이나 매년 서울 조계사나 봉은사에서 부처님오신날 공식법회하는 티비영상에서 스님들이 입고 있는 승복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반면 승복을 엄청 화려하게 입고 겉옷에 금색 한자어 같은게 승복에 잔뜩 새겨져 있으면 천태종이다. 법회를 주관하는 주지스님이 주로 이런 화려한 승복을 입는다. 금색 왕관 같은걸 머리에 쓰고 있는 사람은 천태종의 큰스님(종정예하)이다. 조계종은 우리나라의 토속신앙(무속신앙, 또는 민간신앙)을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익숙한 산신령이나 칠성도 같은걸 모시고 있다. 반면 천태종은 우리나라의 토속신앙을 배제하고 있기 때문에 산신령이나 칠성도를 따로 모시진 않는다. 대신 상월원각대조사(천태종을 창립한 초대 종정예하)님을 모시고 있다. 실제로 천태종 사찰 대웅전에 가보면 불상(佛像) 옆에 한복입은 사람도 불상(佛像) 형태로 모셔져 있다. 이 사람이 천태종 창립자인 상월원각대조사님(초대 종정예하, 큰스님)이다. 불교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이 정도 몇가지 차이만 간단히 알고 있으면 전국 곳곳에 어느 절에 가든지 대충 여기가 천태종인지 아닌지 감이 온다.
여튼 이곳 양덕사에 방문하게 된 계기는 특별한 것은 아니고 평소 울산 시내에서 상북면 방면으로 출퇴근하는 길에 울산과 언양 사이를 오가는 울밀로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유독 눈에 띄는 건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협영화에 나올법한 독특하고 거대한 크기의 사찰이 시선을 바로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이곳 사찰은 양덕사라는 사찰로, 삼호동에 있는 정광사와 함께 천태종 사찰이라고 하였다. 궁금한게 많았던 나는 언양 도로를 지나가면서 계속 보게 되는 이곳에 대해 많이 궁금하기도 했었다. 언양읍성작은도서관에서 잠시 더위를 식히다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언양에서도 가장 외진 곳, 양덕사(陽德寺)에 곧바로 출발하였다.
양덕사는 언양에서도 상당히 외진곳에 위치하고 있다. 울산고속도로와 울밀로 자동차전용도로의 안쪽에 위치하고 있기에 찾아가는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다. 우선 언양고등학교(옛 울산자연과학고등학교)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하면 서울주문화센터가 있는 어음사거리가 있는데, 이곳에서 울산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가 있는 방면으로 쭉 걸어가면 된다.
언양고등학교 주변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양덕사 안내 간판이 보인다.
독특한 U자 형태의 양갈래길이 있는데, 오른쪽 좁은도로로 들어가면 된다. 양덕사로 가는 길은 1차선으로 자동차 1대만 지나갈 수 있을만큼 대단히 좁다. 특히 보행으로 갈 경우, 자가용이 오면 갓길로 빠지기 힘든점을 유의해야 한다. (가급적 자가용을 타고 오는게 좋다.)
울산고속도로 아래의 좁은 터널을 지나간다.
울산고속도로 터널을 지나면, 이제 자동차전용도로(울밀로) 터널을 한번더 지나야 한다.
이때 첫번째 터널로 들어가면 안되고, 두번째로 보이는 터널로 들어가면 된다.
경치가 예술적이다.
여긴 언양에서도 정말 외진 곳이다.
이 터널에 도착했다면 제대로 온 것이다. 터널(울산고속도로 교량 하부터널, 자동차전용도로 교량 하부터널) 모두 2개를 통과해야 양덕사에 도착할 수 있다.
교량이 한 눈에 봐도 엄청 오래돼 보인다.
"감천교"라는 교량이다.
울산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 위를 달리는 차량들이 쉴새없이 오고가는 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리는 곳이었다.
도로교통을 개설하는 과정에서 본의아니게 섬처럼 고립되었다.
한참을 걸어서야 양덕사에 도착하였다. 안내 비석이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언양고등학교 기준으로 걸어서 약 20~30여분 정도 소요된다.
도로에서 눈에 띄던 "그 사찰"이 가까이에서 바로 보인다.
소형버스가 있는 것으로 볼때, 어느 정도 큰 차량은 이곳 양덕사로 진입이 가능한것 같다.
왼쪽 네모진 건물이 화장실인것 같다. 좌변기였기만 관리가 제대로 되진 않는것 같다. (남자화장실은 문이 잠겨지지 않았다.)
양덕사의 전체 모습. 두 건물이 주요 건물이고, 왼쪽에 작은 건물 몇개 더 있다.
조경이 예쁘게 조성돼 있다.
지장전(觀音殿) 건물이다.
지장전 건물 앞에도 비석 2개가 놓여있다.
공양을 위해 보관하고 있는 장독대들이 인상적이다.
공양 장독대들 앞으로 양덕사창건공덕비(陽德寺創建功德碑)가 세워져있다. 카카오맵에 지도 등록을 하였다.
도로 밖에서 눈에 띄던 바로 그 건물이다. 이 건물은 다름아닌 관세음보살님은 모시고 있는 관음전(觀音殿)이다.
양덕사에서 바라본 언양의 전경.
이곳은 어떤 곳인지 모르겠지만 승려로 보이는 분들이 몇분 걸어나오고 계셨다. 스님들의 수행공간인것 같다.
설선당(設禪堂)이라 쓰여져 있다. 설선당(設禪堂)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상당히 낯선 집이름인데, 한자어 그대로 "강설(講說)도 하고 참선(參禪)도 하는 집"을 의미한다고 한다. 즉, 불교법회에서 스님이 재가신도(在家信徒, 출가하지 않은 불교신자들을 의미함.)들을 대상으로 강의도 하고 깨달음을 위한 수행도 하는 다용도(多用途)로 쓰이는 건물이란 뜻이다.
그동안 궁금했던 언양 자동차전용도로에서 항상 눈에 띄던 사찰 건물의 정체를 이곳에 방문하여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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