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10.(일)
주말 일요일 오후 방문한 곳은
울산 남구 삼호동(행정구역상 무거동)에 있는
삼호중학교,
그리고 바로 뒷편 한화솔루션 울산사택 쪽에 자리하고 있는
작은 공원, 바라미공원에 다녀왔다.
내가 삼호중학교를 알게 되어 방문한 것은
크게 2가지의 계기가 있는데,
하나는 2011년 당시 토익(TOEIC) 시험을 치르기 위해
한겨울 삼호중학교에서 응시를 했었고
(물론 그 당시에도 영어공부를 못했기에 어렵게 705점을 받았었다.)
또 다른 하나는
지금으로부터 무려 10여년 전,
2011년 당시 여름,
굿네이버스 울산지부에서 주관하는
"청소년방학교실" 프로그램을
이곳 삼호중학교와 야음중학교에서 3주간 진행했었는데,
나는 이곳 삼호중학교에서 자원봉사를 했었다.
관련 내용은 아래 신문기사 링크 참조.
https://www.ks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9460
한화솔루션(옛 한화케미칼) 울산공장에서 지원했던
프로그램인데,
이 프로그램의 원래 취지는
당시 여름방학 기간 동안은 학교를 가지 않기 때문에
이로인해 결식하는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래서 무료로 중식(中食) 제공을 했었다.
(요즘 내 또래 30대 젊은 엄마들 중 일부는 중식(中食)의 한자어가 가진 두가지 뜻을 이해하지 못해
중국집 중화요리 음식으로만 생각하는것 같다.)
어린 사춘기때 장시간 집이나 밖을 정처없이 떠돌며 있어야 했기에
청소년탈선 등의 비행 문제를 막기 위한 차원으로
중학교에서 대학생 자원봉사자와 굿네이버스 직원들과 함께
3주 동안 일과를 진행하면서
함께 시간도 보내고, 식사도 하고,
학교내에서도 학생들을 보호도 하고,
교내외에서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도입한 프로그램이었다.
사회복지학에서 흔히 말하는 클라이언트(Client) 대상이
바로 사춘기 중학생들이었는데,
그렇다고 하여 프로그램에 참여한 중학생들이
모두 형편이 어려운 가정환경에 살고 있거나
비행청소년(이른바 '문제아'로 불리는 학생들)들만 있는 것은 아니었고,
보통 평범하게 살고 있는 중학생들까지
두루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했었다.
행여나 한창 예민할 사춘기때
프로그램 기획 의도와는 무관하게
남모를 박탈감으로 상처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당시 굿네이버스 울산지부의
담당 사회복지사님이 간곡한 여러 주의사항 중 하나는
"지키지 못할 약속을 아이들에게 함부로 하지 않도록 하라"고
말씀하신게 아직도 기억난다.
애초 들어주지도 못할 약속을
아이들에게 함부로 쉽게 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사소한 어른들의 약속 하나하나를 모두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고,
그런 기억으로 인해
어른들이 거짓말을 하게되면
예민한 시기에 쉽게 상처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예를들어,
평소 알코올의존증이 있는 우리 아버지께서도
전날 밤에 술드시고 집에 와서는
가족들에게 상상하지 못할 추태와 폭력을 휘두르고선
그 다음날 아침 술이 깨면
"다음부턴 안그러겠다"며
가족들에게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었다.
30년 넘게 해오고 계시는 아버지의 거짓말을
난 지금도, 앞으로도 믿지 않고 있다.
조현병(정신분열증)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앞으로 꾸준히 약먹으며 치료를 받겠다는,
사고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며
각서로 본인이 직접 글까지 썼던,
얼마전 또 다시 사고를 일으켜 정신병원에 입원한
낼모레 나이 오십줄을 앞둔 둘째 이복누나의
지키지 못할 약속들도
이젠 가족들은 더 이상 믿지 않는다.
어찌됐건 처세술과 대인관계 능력이 한없이 부족하고
공감능력도 떨어지고 눈치와 센스도 부족했던 나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울고있는 참여한 어느 중학생에게
이런 비슷한 말실수를 한번 한적 있었는데,
다행히 또래 자원봉사 여학생분이 수습해 주셨었다.
이 프로그램은
일체부담없이 모두 전액 무료였고,
한화솔루션 울산공장에서
울산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사회적책임의 일환으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3주 동안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나름 재미있고 유익하며,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시간이었던걸로 기억한다.
무려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이곳 삼호동과 삼호중학교를 지날때면
그때의 추억이 어렴풋이나마 기억 속에 남겨져 있다.
같이 참여했던 또래 자원봉사자 여학생이
삼호중학교에서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팀장급이었는데,
(부산에 있는 국립대를 다니셨던걸로 기억한다.)
거의 마지막날쯤 야외 수련장(경주였던것 같은데, 장소는 어딘지 기억나지 않는다.)에서
밤에 촛불식(?) 같은걸 진행할때
마침내 울음을 터트리셨던걸로 기억한다.
아마도 어린 학생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던 추억과 정(情)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당시 나와 같은 울산대 재학생들도
자원봉사자로 많이 참여했던걸로 기억한다.
당시 프로그램에 참여했었던
중학교 남학생 여학생들과
같이 참여한 또래 대학생들도
이름과 얼굴들이 어렴풋이 기억날듯, 말듯 하다.
이곳에 모든 에피소드를 전부 기억해 담아낼 수는 없지만
나름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던것 같고,
연예인 이름과 똑같은, 그 당시 왠만한 아이돌 걸그룹만큼
예쁜 대학생도 있었는데,
남몰래 짝사랑하기도 했었다.
결국 소문이 빠르게 퍼져 짝사랑은 들키고 말았었다.
물론 전혀 이뤄지진 않았다.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그런 스토리는
1,500년전 삼국시대에나 가능한 일인것 같다.
여튼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지금,
그때 당시 참여했던 중학생들과 대학생들 모두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문득 궁금하기도 하다.
삼호중학교 앞 도로,
삼호로에 있는 삼호중학교 버스정류장이다.
지금 삼호동은 무거동으로 행정구역이 바꼈지만,
과거엔 삼호동 외에도
신복동(新福洞)이라는 지명도 있었다.
지금은 완전히 철거되었지만
신복로터리(제 2공업탑)라는 명칭은 신복동 지명에서 나왔다.
이곳이 원래 정문인것 같다.
주말이라서 맞은편은 개방돼 있었다.
삼호중학교 뒷편에 있는
바라미공원의 모습이다.
작고 아담한 공원이었다.
일요일이라서 삼호중학교는 한산하였다.
몇몇 사람들이 운동장에서 운동하며 산책하고 있었다.
삼호중학교 교문 앞의 모습이다.
삼호중학교 건물의 전체 모습이다.
10여년전 자원봉사하러 이곳을 왔을때와
바뀌지 않은것 같다.
건너편에 체육관도 있다.
삼호중학교가 10여년 전에는
나름 한 학년에 몇반씩 있었던것 같은데,
지금은 한 학년에 2반 정도 밖에 없는것 같다.
삼호중학교 본관 건물 입구의 모습이다.
옛 아련한 추억을 남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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