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울산광역시 남구

울산 남구 번영로, 레벤투스 오피스텔 건물 앞에서 - 느티나무(槐) 조경수(造景樹)

울산노총각 2025. 7. 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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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30일 월요일.

6월 28일(토요일) 근무 후 대체휴무일 오늘은 태화루도서관(울산에서 매주 월요일에 문을 여는 몇 안되는 도서관 중 하나)을 들렀다 울산 남구 번영로 일대를 산책하였다. 산책하는길에 울산의 중심 번영로에서 그토록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레벤투스 오피스텔(옛 다인로얄팰리스) 앞을 지나가게 되었다. 이곳 건물을 지나가면서 심어져있는 조경수들마다 독특한 표식이 돼있단 사실을 알게되었다.

 

각 조경수마다 "수목이식표"라는 식별표를 만들어 부착돼있으며, 번영로 도로를 중심으로 유도식재(誘導植栽)가 돼있다. 수목이식표에는 조경수 나무의 위치, 수목명, 규격, 시공업체명, 이식(移植)날짜 등이 상세히 기재돼 있다.

 

이 나무의 수목명은 느티나무라고 한다. 느티나무는 한자어로 괴목(槐木)이라고 하며, 잎이 넓고 평평한 형태를 갖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활엽수(闊葉樹) 중 하나다. 옛 조상님들은 마을마다 수호신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기 위해 느티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한다. 그래서 당산(堂山)나무로 느티나무를 주로 식재한다. 괴(槐,회화나무 괴)는 느티나무를 의미하는 한자어인데, 충북 괴산군(槐山郡)도 같은 한자어를 쓰고 있고, 송호 박증동 어른께서 설립하신 울산의 괴하(槐何)장학회와 울산 남구 공업탑에 있는 괴하빌딩(槐何)도 같은 괴(槐) 한자어를 쓰고 있다. 괴(槐)가 어감상 "괴상(怪常)하다"와 같은 부정적이고 나쁜 의미가 있는것 같지만, 실제론 전혀 다른 한자어를 갖고 있다. 괴(槐)는 느티나무를 의미하는 한자어이며, 또 다른 의미로는 조선시대 최고행정기관 의정부 정1품 관직에 해당하는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 세 정승(政丞)을 모두 일컫는 삼공(三公)을 지칭하는 한자어가 바로 괴(槐)이다.

 

충북 괴산군(槐山郡)도 마찬가지로 느티나무(槐)를 의미하는 한자어로 삼국시대에 "괴양군(槐壤郡)"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했던 지명이며, 우리가 알고 있는 "괴산군(槐山郡)"이라는 공식적인 지명은 조선시대 3대 국왕 태종때 처음 만들어져 오늘날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괴산군(槐山郡)"이라는 행정지명은 조선시대 이후 지금까지 무려 6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단 한번도 바뀐적 없는 대단히 오래된 지명사(地名史)를 갖고 있다.

 

실제로 충북 괴산군(槐山郡)에서도 대중적으로 별로 안좋은 어감으로 인해 괴산군수가 직접 나서 외지에서 찾아오는 방문객들에게 행정지명에 대한 오해를 해명한 적 있다. 재미있는 일화로, 괴산군에서 아이쿱 생협 자연드림파크 치유센터를 2019년도에 개소식을 했던 적 있는데,(나도 아이쿱 생협 조합원이었기에 참석했었다.) 그 당시 치유센터 개소식에 괴산군수가 직접 참석하여 축하인사에서 "저희 괴산(槐山)군을 외지인 분들은 '괴상(怪常)하다'라는 뜻으로 오해를 많이 하신다"고 말씀하며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었다.

 

槐(괴)라는 한자어를 가진 느티나무는 조경에서는 교목(喬木, 큰키나무)이라고 하는데, 규격이 "R30 X H5.0"이라 쓰여있다. 조경기사 등 국가기술자격증 실기시험에서는 "H X R" 형식으로 수험생들이 답안을 많이 쓰는것 같은데, 실무에서는 반대로 바꿔서 작성해도 딱히 상관은 없는것 같다. 여기서 "R30"은 "밑둥둘레가 30cm"라는 것을 의미하며, "H5.0"은 "수고(樹高)가 5m"라는 것을 의미한다. 즉, "지표면으로부터 5m 높이가 되고 밑둥둘레가 30cm인 느티나무(R30 X H5.0)"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조경기사 및 조경산업기사, 조경기능사 실기시험 작업형(도면설계)때 수목수량표를 작성하기 위해 조경수의 규격들이 어떤식으로 표기되는지 반드시 알고 있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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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월요일 쉬는 날, 울산 남구 번영로 레벤투스 오피스텔  건물 앞에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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