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9일 수요일.
공장에서 일을 마치고 수척해진 몸을 이끌고 퇴근하여 집에 도착했다. 그런데 우리집 현관문 앞에 아버지 성함으로 우체국택배가 도착해 있었다.
발송자는 '동의명가'라는 생전 들어본적 없는 생소한 회사였다.
처음엔 아버지 친구나 지인, 동문회에서 보내준 선물이라 생각하고 집안에 가져왔다.
아버지한테 택배 도착했다고 말씀드리니 모르는 택배라고 하셨다.
거동이 불편하신 치매 아버지를 대신하여 정체모를 이 택배를 내가 직접 뜯어보니 다음과 같은 내용물들이 들어있었다.

홍보팜플렛.
한방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업체인 것 같은데, MZ세대보단 주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것 같다.
그런데 정작 아버지께선 동의명가 업체를 처음 듣는 곳이라며 전혀 모른다고 말씀하셨다.
아버지 지인이나 친구분이 선물해 줬는지도 알 수 없고, 관련 연락을 받은 적도 없다고 하셨다.
그렇다면 해당 업체에서 홍보 목적으로 보내줬을 가능성이 있었다.
문제는 올해 연세 팔순이 넘으신 아버지께선 현재 치매가 있으시다. 아버지 말씀으론 동의명가 업체에서 연락이 온 기억도 없고, 잘 모른다고 말씀하셨다.
어떻게 우리 아버지의 성함과 주소까지 알고 보낸건지 알 수 없었다. 또는 아버지께서 예전에 모르는 업체에서 받았던 전화를 기억하지 못하고 계실지도 모른다.

또 다른 팜플렛이다. 이 종이가 가장 중요하다.
나도 처음엔 똑같은 홍보물이라 생각하고 하마터면 안 읽어보고 급하게 그냥 버릴 뻔 했다.
그런데 홍보물에 적힌 내용은 간담이 서늘해질 만큼 소름 돋았다.
"구매 전 본품(큰박스) 개봉하지 마세요."
살면서 이런 섬뜩한 멘트를 직접 마주하는건 처음이었다.
이 멘트가 적힌 종이를 못읽어보고 아버지나 어머님, 또는 내가 성급하게 본 제품을 그냥 개봉했으면 정말 큰일날뻔 했다.

안에 들어있는 본품(큰 상자)과 샘플(작은 상자)이다.
여기서 샘플(작은 박스)은 체험 목적으로 불특정 다수(잠재 고객)에게 무상으로 그냥 주는 것 같고,
큰 상자로 된 본품(제품)은 실제로 업체에서 판매하고 있는 본품이었다.
즉, 본품은 무상으로 그냥 주는게 아니었던 것이다.
(세상에 공짜란 없다.)
내용물은 못봤지만 본품은 한눈에 봐도 엄청 비싸보였다.
대략 수십여만원 정도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지만 부모님은 그럴 여윳돈이 없으셨고, 아들인 나 역시 나이 사십줄에 경제적 능력 없고 돈도 별로 없어서 안그래도 부모님 댁에 캥거루처럼 얹혀살며 손벌리고 있는 마당에, 이런걸 구입할 의사는 추호도 없었다. 다가오는 어버이날 부모님께 효도 한번 하겠다며 없는 돈 털어 구입했다간 부모님께 등짝 스메싱은 물론이고 집에서 쫓겨날 각오까지 해야했다.
홍보팜플렛 내용에 따르면,
택배 보낸 후 약 2~3일 뒤에 상담원이 전화(아버지께)를 한다고 한다.
상담원이 아버지께 구매 의향 있는지 물어보고,
구매 의향이 있으면 결제를 진행하고,
(결제는 어떤식으로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가 종이에 적혀있지 않았다.)
구매 의향이 없으면 본품을 다시 업체에 반송시키면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본품은 내 소유권이 아닌 업체 소유권인 것이다.
남의 물건을 받은 셈이다.
당황스럽고 난감했다.
내 물건도 아닌 남의 물건을 본의아니게 받는 것도 난감했고,
행여나 청소 제대로 안하고 잡동사니 여기저기 나뒹구는 불청결한 우리집에서(특히 내 방이 엄청 더러운데...) 잘못 갖고있다가 파손되기라도 하면 물어내야 할 수도 있다...ㅠ_ㅠ
"아저씨~ 만지셨으면 사야죠~"하는 예전에 한때 유행했던 강매(?) 비슷한 그런 느낌도 든다.
올해 팔순 넘으신 연세에 치매 있으신 아버지께선 정작 이런 업체에 연락받은 기억도 없다고 하셨는데,
인터넷 사용이 서툴고 택배를 이용해본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우체국에도 찾아가기 힘들만큼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께서 누군가의 도움없이 혼자 반송처리를 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어찌됐건 아버지께선 전혀 소비할 의향이 없다고 분명 말씀하셨기에 샘플이랑 홍보팜플랫, 본품까지 전부 원상태로 포장해서 다시 반품(반환)시키기로 했다.
홍보팜플렛에선 2~3일 뒤에 상담원이 전화해서 무료 수거 안내한다고 했는데, 거동이 불편하고 치매가 있으신 아버지께서 설사 상담원에게 전화를 받더라도 제대로 원활히 처리하실 수 없었기에 내용 무시하고 내가 직접 반품시키기로 했다.
택배 반품하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매우 중요!!)

0. 우체국택배 송장에 부착돼 있는 등기번호를 먼저 확인한다. (받는분에 등기번호가 기재돼있다.)
우체국택배 송장과 박스는 그대로 반품시켜야 하기 때문에 절대 훼손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특히 본품(내 물건 아님)이랑 샘플, 홍보팜플렛 종이들도 훼손시키지 않고 온전히 택배 박스에 잘 넣어 포장한다.

1. 네이버에서 "인터넷 우체국" 홈페이지에 접속한다.

2. 좌측 상단에 있는 가로줄 3개 (메뉴)를 누른다. 회원가입 할 필요 전혀 없다. 등기번호만 알고 있으면 된다. 등기번호는 송장에 부착돼 있다. 확인 방법은 상단의 0번 참조.

3. 좌측 메뉴 국내소포 -> 반품예약 클릭

4. 송장에 있던 등기번호를 입력하고, 받는분 성함 입력 후 조회를 누른다.

5. 업체에서 입력했던 송장 정보가 자동으로 생성된다. 우선 보내는 사람 정보를 먼저 확인해서 수정 입력하고, (연락처가 부모님으로 돼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냥 내 연락처로 넣었다. E-Mail 주소도 함께 기재했다.)
이제 받는 사람(업체)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동의명가 업체 공식 홈페이지에는 1688-2851 연락처가 있다.
그 외 다른 연락처는 전혀 찾아낼 수 없었다.
우체국택배는 지역번호까지 모두 포함해서 기재해야만 한다. 다른 번호 입력이 불가능하다.
이때 연락처는 지역번호 기재가 가능한
"연락처2"를 선택 후,
"031-1688-2851"을 입력하면 된다. (화면 참조)
"연락처1"은 공란으로 남겨둔다.
동의명가 업체는 경기도 지역에 위치하고 있고, 지역번호도 031이다.
실제로 031-1688-2851로 전화를 걸면 업체 연결이 된다.
그냥 1688-1851로 입력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으니 이 절차를 꼭 수행하자.

6. 방문접수 소포 입력란에는
요금부담 여부는 반드시 "착불"로 설정,
접수결과도 E-mail 수신도 수신함으로 설정한다. (보내는사람 정보에 E-mail 입력)
희망방문일과 예상방문시간, 방문접수우체국은 자동으로 생성이 된다. 우리집 주소지 기준으로 최대한 빠른 일정이 생성되므로 굳이 수정할 필요는 없다.


7. 물품 정보 입력하는 란이 있다.
배송시 특이사항에는 "파손(깨짐) 주의"를 선택하면 된다.
(내 물건도 아닌 남의 물건을 반환해줘야 하므로 안전하게 배송이 필요.)

8. 약관동의 전체 체크, 접수 비밀번호(신청 비밀번호) 4자리 입력 후 예약신청을 누르면 완료된다.

9. 접수가 완료되면 화면에서처럼 "반품예약 완료"가 뜬다.
10. 반품할 택배를 그대로 원 상태로 다 넣어서 테이프(송장이 가려질 수도 있으므로 투명테이프 권장) 붙여 다시 포장시킨 다음, 우체국 택배기사님이 방문 수거해갈 수 있도록 현관문 앞에 갖다놓는다.
11. 카톡으로 우체국택배 방문예정 안내문이 수거 당일날 착신된다.
방문집배원 연락처가 카톡 안내문에 함께 기재돼 있으므로 당일날 집배원께 미리 전화해서 수거해달라고 얘기하면 된다.
보통 오전 8시 이후부터 방문집배원과 통화가 가능하다. 집배원과 연락이 닿으면 우리집 주소 알려주고(필요시 공동현관문 출입 비밀번호도 함께 알려준다.) 현관문 앞에 놓아두었으니 그대로 수거해가면 된다고 말하면 된다.
12. 수거가 완료되면 우체국에서 수거완료 카톡이 착신된다. 이때 새로 생성된 반품 등기번호가 카톡에 함께 착신되므로 미리 등기번호를 숙지하고 있으면 된다.
13. 해당 동의명가 업체(1688-2851)에 전화해서 반품했다고 말씀드리고 반품 등기번호를 알려주면 된다. 상담시간은 평일 오전 9:30~18:00다. 본품은 건드리지 않았다는 사실과 함께 착불로 보냈다고 말씀드리면 된다. 그리고 다음부턴 우리집에 더 이상 보내지 말아달라고 말씀드리자. 치매 있으신 팔순 부모님이 모르고 비슷한 전화를 또 받아서 본의 아니게 똑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콜센터 인바운드 상담원께선 의외로 방송국 기상캐스터 목소리 느낌이 드는 나긋한 여성분이셨다. 친절하게 잘 안내하여 주셨다.
마지막으로,
연세가 많은 사회적 약자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소유권 인도가 되지 않은 제품을 무리하게 푸쉬해서(Push) 영업하는 행위는 자제했으면 좋겠다.
소비자보호법에 설사 저촉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어르신들중엔 거동이 불편한 분들도 많으시고, 치매가 있어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곤란한 어르신들도 많기 때문이다.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이런 영업행위는 도덕적으로 결코 옳은 방식이라 할 수 없으며, 되려 사회적으로 지탄 받을 수 있다.
어르신들이 본의 아니게 겪으실 수 있는 이런 영업행위는 결국 보호자 가족들이 나서서 처리해줘야만 한다. 집안의 어르신들 보살펴드리랴, 집안일 하랴, 안그래도 바쁜데 우편 업무(반송처리)에 불필요한 시간 낭비만 초래할 뿐이다. 고령화 시대 어르신 등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소비자보호를 위해 앞으로 별도의 법률을 마련하여 규제할 필요가 있다.
끝.
※ 본 글은 공공의 이익(소비자 피해 예방)을 목적으로 작성하였으며, 향후 비슷한 사례를 겪게 될 경우,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을 위해 공익적 목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해당 업체에 대한 악의적 비방이나 명예훼손 목적으로 작성한 글이 절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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